집 밖 앞마당이 우리집 동물원이다. 보통은 돈 내고, 차타고, 시간내서 보러가던데, 아침 9시에 커피 타 놓고 잠깐 바깥공기 쐬러 나가면 문 밖에 지나가고 있다.
나는 신기해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 촬영도 하지만 얘는 나한테 관심도 없고 처다보지도 않는다.
쿨하게 자기 갈 길 가다가 앞마당에 똥 싸놓고 간다.
요즘 먹거리가 많이 없나보다 보통은 산 높은곳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풀 잎 뜯거나 지나가는 토끼 잡아 먹으러 다닌다. 여름이지만 산은 아직도 추운지 자꾸 내려와서 사람 놀래킨다.
캐나다에서 본 곰 종류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곰 중에서 가장 사납다고 알려진 그리즐리 베어이고 또 하나는 사진으로 보이는 순둥한 애완동물 같은 블랙 베어다. 얘는 겁도 많다. 풀 뜯고 있다가 옆으로 차 지나가면 화들짝 놀라서 나무를 타고 올라가거나 뒤로 달려간다.
내가 사는 곳은 블랙 베어의 서식지인지 블랙 베어 밖에 못봤고 그리즐리 베어는 알버타 주에 주로 서식한다. 벤프 놀러갔을때 곤돌라 타고 산 올라가다가 엄마곰과 두 마리 자녀를 본 기억이 난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File:GrizzlyBearJeanBeaufort.jpg )
보통 생각하는 곰이 그리즐리 베어이고 다큐멘터리 보면 나오는 사납고 강물 옆에서 연어 잡으려고 대기하는 곰이 이 곰이다. 이 녀석을 만난다면 거의 죽었다고 보면되고 45인승 버스 10대 줄 지어 있는 거리에서 이 곰을 발견해도 살아 남을 확률은 희박하다. 지구 최강 동물 top3안에 드는 동물이라더라...
하지만 요놈은 친근하다. 생긴건 더 무섭게 까맣지만 애완견이 짖으면 도망가고 토끼 잡으려고 해도 속도가 안나서 못 잡는다. 풀 뜯어 먹고 녹색 똥 싸놓는게 하루 생활인 녀석이다.
요즘은 이상하게 마을에도 자주 나타난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생태계에 어떤 위기가 온것인지 모르지만 여름모기보다 자주 보이고 비 온뒤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달팽이만큼 흔하다.
이렇게 자연친화적인 곳에서 좋은공기 마시면서 야생동물도 맘껏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가 가면 내년은 한국에 돌아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캐나다의 여름을 맘껏 누리면서 지내야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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