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시를 쓴다는 것이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새에 대해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다다시는 묻지 말자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새는 날아가면서뒤돌아보는 법이 없다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이미 죽은 새다류시화 -시집(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중에서- 이 시 제목으로된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이 있다는걸 알게됐다. 내가 읽고 있는 책 어플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꼭 한번 찾아서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산문집에서 시인은 과거의 영광과 불행을 모두 내려.. 2020. 7. 22. 패랭이꽃 패랭이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어떤 때는 자꾸만패랭이꽃을 쳐다본다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타인에 대해또 나 자신에 대해나를 힘들게 한 것은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자꾸만 눈에 밟히는패랭이 꽃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자꾸만 쳐다보게 되는패랭이꽃류시화-시집(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중에서- 패랭이꽃을 처음들어봐 네이버에서 찾아보았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며 붉은 보라빛을 띄며 잎과 열매를 말려 약초로도 쓰인다고 한다. 산허리, 바위 틈과 같은 메마르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이 꽃은 꽃의 모양이 옛날 민초들이 쓰던 모자인 패랭이를 닮아서 이름 붙여졌다고 하고, 문학작품에서는 이 꽃을 소.. 2020. 7. 21.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너였구나나의 뒤에 숨어 있던 것이인기척에 부스럭거려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슬픔, 너였구나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날이 저물기 전에서둘러 이 겨울 숲을 떠나려고 했었다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다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여기 많은 것들이 사라졌지만또 그대로인 것이 있다한때 이곳에 울려 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지금 어디에 있는가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 새의 날개 같던그 눈부심은박수 치며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서리 묻은 나뭇가지 흔들어 까마귀처럼놀라게 하는 것이너였구나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서둘러 말을 타고 겨울 숲과 작별하려 했었다그런데 그만 너에게.. 2020. 7. 20.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음 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이번 인생보다 더 우둔해지리라.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것이며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석양을 더 자주 구경하리라.산에도 더욱 자주 가고 강물에서 수영도 많이 하리라.아이스크림은 많이 먹되 콩요리는 덜 먹으리라.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을 것이나상상 속의 고통은 가능한 한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 시간을, 하루 하루를 의미있고 분별있게살아온 사람중의 하나이다.아, 나는 많은 순간들을 맞았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나의 순간들을 더 많이 가지리라.사실은 그러한 순간들 외에는 다른 의미없는시간들을 갖지 않도록 애쓰리라.오랜 세월을 앞에 두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대신이 순간만.. 2020. 7. 19. 이전 1 2 3 4 다음